'유가오' 히카루가 지구에 있었을 무렵 도서


주절주절

'아오이' 편에서 겉으로 보면 차갑고 성질 사나운 연상녀지만 그 속은 내숭쟁이에 귀여운 여자아이 인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이번 '유가오' 편에서는 말 그대로 남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상' 을 가진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 이상적인 여성상이란 남자들의 기준에서 본다면 미인이면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고, 그 세계에서 꺼내주는
혹은 그녀를 도와주는 남자만을 바라보고 의존하는 여성. 말 그대로 남자의 입장에서 자기 혼자 감춰두고
자기에게만 의존하게 만들어 자기만을 바라보는 여성이다. 하지만 그런 여성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니
이번 이야기의 부제인 '유가오' 의 이름을 받은 소녀 '유우' 가 왜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 이유라는게 유우를 찾아오는 입장인 코레미츠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죽어서 자기에게 들러붙은 히카루를 떼내기 위한 과정 중 하나로 유우에게 찾아오던
코레미츠가 점차 자신만의 이유로 유우를 찾아오고, 유우가 틀어박힌 유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과정이 이번 권의 대략적인 줄거리.

반면 죽기 전 유우를 찾아오던 히카루는 유우를 이해한다고 말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해한게 아니라 "그저 같이 있는 것 뿐"
유우의 세계를 인정하고, 유우와 마주하면서 그저 유우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 안식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히카루는 '유우' 라는 캐릭터를 이해했지만 '유우' 라는 사람을 이해하지는 못한 것이다.

하지만 코레미츠는 히카루와 정반대로 유우라는 사람을 구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 과정 속에서 그 세계 속에 있던 '유우' 에게
첫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그 감정을 자각하고 있었음에도, 사람을 살리는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히카루와 코레미츠 이 두 주인공 캐릭터간의 차이가 드러난다.

이번에 등장한 '유가오' 라는 캐릭터도 어떻게 보면 겐지모노가타리에 등장한 '유가오'와 비슷한 성격이 있다.
겐지가 외출하던 길에 어느 집에서 만난 '유가오' 라는 여인은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신비로웠고,
그녀의 집에서 그녀와 함께 있을 때 겐지는 말로 표현못할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겐지가 유가오를 그녀의 집에서
데리고 나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어느 외딴 장소에 데려다 놓고 둘만의 시간을 가질 때, 유가오는 죽어버렸다.
작품 내에서는 미야스도로코 로 의심되는 귀신의 짓이라 이야기되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겐지가 '유가오' 라는 캐릭터를 죽여버린 것이 된다.

불만

소설 속에서 히카루가 이야기하듯 '유우' 라는 캐릭터는 히카루가 자신의 친구인 코레미츠에게 준비한 첫 사랑의 소녀였다.
자신의 약혼녀 아오이에게 자신의 유언을 전하게 하는 과정에서 "여자아이는 싫어 !" 를 입에 달고 다니던 코레미츠에게 여자아이의
매력을 알려줬다면, 이번에는 여자아이와 하는 첫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첫 사랑은 대부분 깨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깨져도 그런 식으로 깨버리면 2권 내내 작가가 서술하는 유우의 매력에 헤롱거리던 독자는 기분이 더러워 질 수 밖에 없다.
실컷 "유우는 이런 캐릭터고 아주 매력적이에요 헤헤" 이러다가 클라이막스 를 넘기고 나서 에필로그에 바로 "나 떠날께 ㅃㅃ" 이러면
이제까지 유우의 매력에 헤롱거리던 독자와 코레미츠는 뭐가 되는가

그래도 마지막에 여기 주인장이 진히로인으로 미는 시키부의 폭탄 선언이 그 불만을 덮어놨으니 일단 이번 권은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평가해야겠다.
다만, 이렇게 사건을 흐지부지 끝내놓고, 떡밥 크게 던져서 사람들 눈 돌리는 건 작가의 전작 <문학소녀> 시리즈에서 잘 하던건데
설마 엔딩도 <문학소녀> 마냥 막장 드라마 엔딩으로 내지는 않겠지 ?

4권의 부제는 무라사키노우에. 겐지모노가티리에서 겐지가 평생 동안 길러내어 자기가 잡아먹고 부부로 살아온 소녀다.
그리고 그 설정에 걸맞게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소녀란다. (!!!)

작가의 이름을 가진 호노카 시키부 VS 무라사키노우에 의 이름을 가진 소녀 의 대결이 기다려진다.

덧글

  • shaind 2013/03/29 11:52 # 답글

    안그래도 막 무라사키노우에가 키잡당하고 나서, 겐지가 아주 얼굴에 철판깔고 "나 원래 이런 놈인 줄 몰랐냐" 하는 걸 보고 황당해하던 참입니다.

    뭐, 원작의 그런 막장성은 대충 필터된 '동인지'이니 소학교 4년생의 훈훈한 성장스토리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요.
  • 怪人 2013/03/29 13:53 #

    처음 데려올 때는 이 오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했는데 15세던다 16세던가 가 되자마자 순식간에 덥치는 겐지의 뻔뻔함이죠..

    문제는 겐지가 무라사키노우에 를 사랑한게 아니라 무라사키노우에와 닮은 모 씨를 사랑했지만 사랑이 금지된 상황이라 괴로워하다 대신 고른게 무라사키노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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