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2012) 이히히 이건 X이야 X 발사 ! 영화



주말에 이력서 제출할 곳은 대충 제출하고 하나 빌려보자 싶어서 토요일 저녁에 빌려다 감상한 영화입니다.
살아서는 언니 샬롯 브론테한테 밀렸지만, 죽고나서 언니와 맞먹거나 매니아층에서는 언니보다 더 높게 치는 에밀리 브론테 누나 (?) 의 대표작.
Wuthering Heights 폭풍의 언덕 를 영화로 만들었더군요.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영화 제작진은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원작을 철저하게 따라가느냐 vs 내 마음대로 비틀어보느냐 어느 쪽을 따라가든 각자 그 나름대로의 수요도 있고
제작진들이 어떤 쪽을 보다 더 좋아하느냐 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결국 그 고민들의 핵심은
'얼마나 원작의 특징을 잡아내느냐' 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작의 특징만 잘 잡아낸다면 굳이 원작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 않아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그 과정에서 제작진이 살짝 깔아둔 자기들 나름대로의 색깔을 보여준다면
그 영화는 원작파괴 라 부르는 수준이라도 소위 평론가들 사이에서 '나쁘지 않다' '신선하다' 의 평을 듣겠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X 입니다. 원작을 본 사람에게나 원작을 안 본 사람에게나 거대한 똥.덩.어.리. 입니다.
폭풍의 언덕을 영화로 만들 때 가장 핵심이 되는게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간의 주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교감 이라는 건 잡아냈습니다.
폭풍의 언덕 특유의 삭막하면서 말 그대로 항상 바람이 휘몰아치는 주변배경을 어디서 촬영했는지 모르지만 잘 담아냈습니다.
소설 속에서 힌들리 언쇼에게 학대받으면서 캐서린 하나만 바라보던 히스클리프의 유년기도 잘 잡아냈습니다.
그 와중에 히스클리프 역을 '흑인' 에 맡긴 건 다소 신선했습니다.
오해로 상처받은 히스클리프가 떠났다가 돌아온 후 보여주는 캐서린과의 관계도 충실했습니다.

하지만.

이 장점들을 다 말아먹는게 최악의 요소가 이 영화에 있으니. 이 영화의 결말. 말 그대로 '난 안될거야..' '어이쿠 이젠 다 끝났어' 류
이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넬리 딘 이 스스로 조사해 알게된다는 소설 속 전개와는 다르게 히스클리프의 시점에서 시작하는 걸 보면서
'흠 좀 신선한데' 생각했던 건,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돌아온 히스클리프가 이사벨라 린튼을 보쌈해서
결혼하고, 언쇼 집안의 재산을 다 뺏어챙기는 걸 보면서 '오오 드디어 복수극이 시작되는가' 이러면서 기대한 건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캐서린이 사망하고 히스클리프가 그 유명한 '시체애호증세' 비스무리한 짓을 하는 걸 보여줄 때만 해도 '오오 괜찮다 쩐다' 했는데
그건 낚시였습니다.
캐서린이 죽고 난 다음에 어떻게 됬냐구요 ? 자기가 데려온 이사벨라에게 '넌 캐서린 없으면 캐병신이잖아 !' 이러는 소리나 듣고
자기가 몰락시킨 힌들리가 그대로 자기를 노려보는데 아무런 제재도 안 하고 멍 ~ 때리는 말 그대로 정신이 가출해버린 히스클리프가
집을 나와서 들판을 걸어나가며 엔딩.




엔딩이었습니다. 스탭롤 다 올라갈 때까지 붙어있었습니다. 추가영상, 속편 예고 이런 거 없이 그냥 엔딩.


아무리 캐서린 없는 세상이 히스클리프에게 지옥이라 할지라도 이건 좀 아니지.. 그 지옥 그 자체인 현실 속에서
자기 나름대로 복수를 하려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한 자기 자신과 캐서린의 관계를 부활시키겠다는 파멸적인 집념 속에서
꾸몄던 계획도 복수귀도 다~ 날아가버리고 남은 건 '캐서린이 죽었다 으헝헝헝 히스클리프 슬프다 우엉' 이러는 잉여 흑인남캐.

이 영화 제작진 .. 소설을 읽어보기는 하고 만든거야 ? 어디 위키백과 같은 곳에서 줄거리만 긁어보고 돈 타내서 만든 거 아냐 ?







에휴..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87152
896
2208018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