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돔 도서



전3권, 분량은 약 1000 쪽이 넘는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이 끝났습니다.
한 동안 단편 시리즈나 단권만 읽어서 깜빡했지만 확실히 스티븐 킹 이 영감님
"스탠드" 시리즈나 "그것 It" 시리즈 처럼 장편 쓰는 것도 문제 없었지.

소설 써보라고 하면 1쪽 채우기도 힘든 사람들이 별처럼 많고
보통 책 한권 내놓거나 시리즈 하나 내놓고 떵떵거리며 사는 인간 - J.K 모 여사라던가 - 들에 비하면
진짜 이 영감님 대단하다니까. 지금까지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있고, 그 결과물들 거의 대부분이
평작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걸 보면, 정말 글 쓰는 일이 천직인 사람이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언더 더 돔" 은 언제나처럼 스티븐 킹 소설의 배경인 메인 주 체스터스 밀 마을에 갑자기
거대한 투명 돔이 생겨나고 마을 주민들 대부분과 불행히 마을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들이
작중 표현으로 따지자면 "미국 대통령의 말도 안 먹히는" 격리 상황에 빠진 현상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 속 이야기의 전개는 체스터스밀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삶을 챕터 별로 나열하는 방식을 쓴다.

각 챕터마다 중심이 되는 인물이 있고, 돔으로 뒤덮이고 난 후부터 돔이 벗겨지기까지 라는 하나의 거대한 줄거리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각 챕터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다양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수가 있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흥미로워진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이 보는 사건의 시간 흐름이 페이지를 따라서 그대로 흐르는게 아니기 때문에
얼핏 보면 사건 하나가 끝나고 다른 사건이다 싶은 챕터가 이전 사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수도 있어
보는 사람의 집중력을 제법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스티븐 킹 영감님의 소설이 그렇듯 계속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는 소설에 집중하게 되면서 "어느 새 내가 이렇게 읽었지"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돔이 생기고 난 이후 소설의 초반부는 의외로 약간 혼란스럽지만 평화롭다. 하지만 돔을 조사하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하고, 돔 안이 바깥과 완벽하게 단절됬다는 게 확인되자
돔 안의 사람들은 서서히 미치기 시작한다. 일부는 광신적으로 종교에 매달리고 일부는 돔 안에서 절대 권력자가 되려하고
일부는 돔 안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한다.
그렇게 서서히 우물에 풀린 독처럼 퍼져나가는 광기 속에서 그래도 제정신 차리고 어떻게든 돔을 없애기 위해
또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마을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사람들의 수는 너무 적고, 광기는 전염되기 시작한다.


소설의 바깥에서 본다면, 이 소설 속에서 가장 마을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을 밖에서 온 이라크전 퇴역 군인 "데일 바버라" 다. 이라크전에서 민간인 & 테러범을 대상으로 한 가혹행위로
가벼운 PTSD 를 앓는 바버라는 마을을 떠나기 바로 직전 돔에 갇혀, 옛 전우이자 상사에게 임시 사령관으로 임명받았지만
돔 바깥에서 받은 임명장이야. 말 그대로 휴지조각. 하지만, 바버라의 반대 쪽에 서있는 마을에 영원히 군림하려는
그리고 겉으로는 중고차 사업을 하지만 사실은 마을 사람들에게도 비밀로 한 불법마약공장을 운영 중인
정치가이자 사업가이자 예비 범죄자인 짐 레니는 돔이 생기기 전에는 비밀 폭로의 문제로 궁지에 몰려있었지만
돔이 생기면서 다시 회복할 기회를 얻게된다. 자기 측근을 중심으로 소년 경찰들을 만들고 이들을 사병화시키며
민병대를 조직하고, 바버라와 바버라의 뜻에 동조하는 이들을 마을의 위협이 되는 자로 몰아붙여
자신은 마을을 지키는 사람으로 포장하려고 한다.


이게 만약 헐리우드 영화라면 짐 레니는 어떤 수단을 쓰거나 어떤 부하를 동원하더라도 바버라와 일행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위협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바버라와 친구들은 마지막에는 모두 행복하게
성조기를 휘날리며 돔을 들어올리는 연출과 함께 엔딩을 맞이하겠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스티븐 킹의 소설은 영화화가 된 적은 많지만 영화는 아니다.
바버라와 일행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버라의 뜻에 동조하는 이들은 짐 레니의 손에 혹은 그 측근의 손에
죽어나가고, 바버라의 편은 자꾸 줄어든다. 하지만 짐 레니가 승승장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짐 레니의 발밑은 짐 레니가 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짐 레니의 말을 빌리자면
"하느님의 종도 아닌" 것들이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설의 대단원에 이르면

체스터스 밀은 말 그대로 "불지옥" 되어버린다. 소설 속에서 등장했던 인물들 중에 처지가 너무 불쌍해서
행복하게 끝났으면 했던 사람도 비참하게 죽고, 조력자가 되리라 예상했던 사람도 죽고
최후의 단서를 건네줄 것이라 생각한 사람도 죽고, 현실에 있다면 총살감인 녀석도 죽고
마을 전체가 죽음과 공포의 물결 속에 휩쓸린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이 클라이막스에 도달하면서 슬슬 돔의 정체와 왜 돔이 하필이면 체스터스 밀에
떨어져야했는지에 대해서도 조금씩 떡밥이 풀리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라는게 참 허탈하다면 허탈할까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수준이다. 어떻게 본다면, 만물의 영장이다 지구의 지배자다 뭐다 하며 떠드는
지금의 인류에 대한 따끔한 일침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본다면 '그것' 의 정체와 연장된 무언가 일수도 있고
최악의 시선에서 본다면 킹 영감님 특유의 완결 부분에서 힘 빠지기 에 하나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언더 더 돔 소설 전체에서 이 결말이 완전히 뜬금없는 건 아니라는 점에서
최소한 이번에도 킹 영감님이 소설의 완결 부분에서 평타를 쳤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 잘 준비하고 끌어왔던 이야기의 흐름이 결말 부분에 와서
가장 중요한 소설 속 장치의 정체에 대해서 힘이 빠질만큼 맥없이 끝나버렸다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부분만 뺀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마무리가 될 것이다.


소설 "언더 더 돔" 은 최근 미국 드라마로도 방영이 됬다고 한다.
TV에서 언제 방영한다는 소식이 없는 걸 보면, 미국 내에서만 방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걸 또 언제 틀어줄런지.. 소설과 비교해보면 어떤 점이 바뀌고 어떤 점이 원작을 따라가는지
기대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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