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잡담



광복절 전날. '우리는 더 이상 선조의 과오가 빚은 결과에 대해 사죄할 생각이 없다' 는 요지의 
아베 수상의 담화문을 보고 왔는데, 그에 대한 반론을 본인이 아는 범위 내에서 가장 잘 반박한 구절을 소개.

"어떻게 인간이 자손에게 죄 없다 말할 수 있느냐! 거인도 아니고, 드래곤도 아니고, 엘프도 아니고,
드워프도 아닌 너희 인간들이!"
제레인트는 황당한 표정으로 거인을 올려다보았다.
"저, 무슨 말씀입니까? 저희 인간들은 선조의 죄가 자손에게도 이어진다는 말씀입니까?"
"당연하지! 간악한 놈들. 이로운 것만 이어받고 해로운 것은 나 몰라라 하겠다는 거냐? 
너희들은 선조의 모든 것을 이어받으면서 죄만은 이어받지 않겠다는 거냐? 멍청한 주제에
욕심만 사나운 종족 같으니. 뭐라고? 죄 없는 자손? 너희들이 선조의 죄를 상속받기를 거부한다면,
선조가 남긴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그와 같아야 하지 않느냐!"
"다른.. 것들.."
"네놈들의 선조가 찾아낸 알량한 지식! 지혜! 깎아낸 산과 개간된 들판! 너희들의 배를 불려줄
그런 것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으면서, 선조의 죄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거냐!"

from 퓨처 워커 6 '시간의 장인' 中

본래라면 그저 오늘 이 날이 있게 해주신 호국영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할 하루지만
저렇게 판타지 소설 수준에서도 반박가능한 논리의 연설을 듣고나니 착찹한 마음입니다.
언제쯤 우리는 진실한 사과와 용서를 통해 서로를 편견없이 볼 수 있을까요.



덧글

  • JITOO 2015/08/15 12:50 # 답글

    씁쓸하네요 ...
  • 괴인 怪人 2015/08/16 09:32 #

    씁쓸했습니다..
  • 다루루 2015/08/15 15:01 # 답글

    "네놈들의 선조가 찾아낸 알량한 지식! 지혜! 깎아낸 산과 개간된 들판! 너희들의 배를 불려줄 그런 것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으면서, 선조의 죄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거냐!"
    강하네요, 이 한마디는.
  • 괴인 怪人 2015/08/16 09:32 #

    이영도 작가의 특징이죠.

    빈약한 묘사 대신 작중 철학과 대사로 무게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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