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 악의 樂毅 계발

악의 樂毅


이 포스팅에 인용된 자료는 자치통감 (사마광 지음 권중달 옮김) 에서 옮겨왔음을 알립니다.
기원전 285년
제의 민왕이 송을 멸망시키고 교만하여 남쪽으로 초를 침략하고 서쪽으로 한 위 조 를 침범하여 천자가 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해바른 논의나 직언을 하는 사람은 죽였다.
연의 4대 소왕이 이런 제에서 탈출한 이들을 어루만지며 부귀하게 해주더니 마침내 악의와 더불어 제를 칠 것을 모의하였다.
악의가 말하였다
"제는 패권을 가진 나라의 남은 대업을 가졌으며 땅도 넓고 사람은 많아서 아직은 홀로 공격하기 쉽지 않습니다. 왕께서 반드시 이를 치려고 하신다면 조와 초 그리고 위와 맹약을 하는 것만한 계책이 없습니다."
이제 악의로 하여금 조와 맹약을 맺게 하고 사신을 보내 초 위와 연합하고 또 조로 하여금 진에게 제를 친 다음의 이익을 주겠다는 미끼를 주게 하였다. 제후들은 제왕의 교만과 횡포가 해롭다 하여 모두 모여 모의하고 연과 함께 제를 쳤다.

당시 제와 연의 관계는 제가 일방적으로 트롤링만 한게 아니라 연과 제 간의 오래 묵은 원한이 있었지만 그건 포스팅의 주제와 관계없으니 생략합니다. 결국 여기서 악의가 말하는 본 뜻은 "님 혼자 원수 갚기는 힘 부치니까 다굴놔야 해요" 이거죠 뭐. 하지만 나라 하나를 벌주는데 당시 그 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방귀 깨나 뀐다는 나라들 전부가 모여야 했다는 점에서 제나라의 덩치가 짐작이 가긴 합니다.

(중략) 악의가 군사를 일으켜 진 위 한 조 의 군사를 합하여 제를 쳤다. 제의 민왕은 나라 안의 무리를 모두 데리고 이를 막기 위해 제수의 서쪽에서 싸웠으나 대패하였다. 이후 악의가 진 한의 군사를 돌려보내고 위의 군사를 나누어 송의 땅을 공략하고 조의 군사들을 떼어내어 거두어들였다.
자신은 연의 군사만을 인솔해 제를 쫓았다. 극신(연의 장수)가 말하였다.
"제는 크고 연은 작지만 제후들의 도움으로 그 군사를 깨뜨렸으니 이 때를 맞아 변방의 성을 공략해 뺏아 스스로 이익을 챙겨야 할 것입니다. 이제 지나가면서 공격하지 않고 깊이 쳐들어가는 것으로 명성을 가지는 것은 제에 손해될 것이 없고 연에는 이익이 될 것이 없으면서 원한만 맺게 되니 이를 후회할 것입니다."
악의가 말하였다
"제왕(민왕)은 공로를 자랑하고 능력을 아끼면서 모의한 것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똑똑하고 좋은 사람든 다 쫓아내고 아첨하는 사람을 믿고 맡기며 정치 명령은 가혹하여 백성들은 원망하고 있고 이제 군대는 깨져서 망했으니 만약에 이를 틈탄다면 그 나라의 백성들은 반란을 일으킬 것이고 반란이 일어나면 제는 도모할 수 있을 것이오. 만약에 이 때를 틈타지 아니하고, 저들이 예전의 잘못을 후회하고 허물을 고치고 아래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백성들을 어루만져줄 때를 기다린다면 생각하기도 어려울 것이오."

극신 
"다굴친 건 좋은데 이 쯤에서 우리 이익 챙길 것만 챙기고 빠집시다. 나중에 통수 맞으면 아파요"

악의 
"지금 제 얘들을 아예 씨를 말려두지 않으면 재기할 테고 그럼 더 개고생함"

대충 이런 뜻이겠죠 ? 사실 당시 연나라 입장에선 빌린 돈으로 도박하는 셈이었을테니 
극신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당시 제나라의 덩치나 제 환공 시절 제나라의 포스를 생각하면 
악의의 주장이 더 적절하다 싶습니다.


악의가 화읍 사람 왕촉이 현명하다는 말을 듣고 군중에 명령하여 화읍을 포위하고 사람을 시켜서 왕촉을 초청하였으나 왕촉이 오지 않았다. 연나라 사람들이 말하였다
"오지 않으면 우리가 화읍을 도륙할 것이오!"
왕촉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며 열녀는 두 지아비를 바꾸지 않습니다. 나라는 깨지고 임금은 죽었으니, 나는 살아 있을 수 없는데 또 군사로 이를 겁탈하려고 하니 내가 그 옳지 못함과 더불어 사는 것은 죽는 것만도 못합니다"
왕촉은 나뭇가지에 목매고 스스로 나무에 부딪쳐서 목을 부러뜨려 죽었다.

악의 
"왕촉 그대가 현명하다는데 여기 와서 나랑 이야기 좀 합시다"

왕촉 
"니가 내 임금과 나라를 개박살 냈는데 너라면 가고 싶겠냐"

군대 
"우리 대장님 (수)청을 안 받아들이면 니들 도륙낼거임!"

왕촉 (쓰읍..)




당시 왕촉의 심정 ?

분명 춘추전국시대일테고 그 때라면 아직 유가를 중심으로 한 사상적 통일이 달성되지 않았을텐데
저 왕촉의 기개와 절개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요 참으로 대단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유혹공 악의에 결연히 맞서는 방어수 왕촉이라는 
BL 적인 망상도..가..느...(엇험)


(중략) 제의 땅은 거와 즉묵만 남기고 모두 제에 속하게 되었는데, 악의가 우군 전군을 합하여 거를 포위하고 좌군 후군은 즉묵을 포위하게 하였다. 악의는 두 읍을 포위하고 1년이 되어도 이기지 못하여 마침내 포위를 풀고 각기 성에서 9리 떨어져 보루를 쌓고 명령을 내렸다.
"성에 있는 백성이 나오면 잡지 말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들을 진휼 賑恤 하며 바로 옛날의 직업에 복귀하게 하고 새로운 백성들을 진정시켜라."
3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이 연의 소왕에게 참소하였다.
"악의의 지략과 꾀는 보통사람을 넘어 제를 치는데 순식간에 70여 개의 성에서 이겼지만 지금 떨어지지 않은 것은 2개의 성뿐이니 그의 힘이 뽑아버릴 수 없는 것이 아닌데도 3년을 공격하지 않는 것은 오랫동안 군사를 거느린 위엄으로 제나라 사람들을 복종시켜서 남면 南面 하여 왕 노릇 하고자 할 분입니다. 이제 제인들은 이미 다 복종하고 있으나 아직 그의 처자가 아직도 연에 있는 연고입니다. 또 제에는 미녀들이 많아서 또한 장차 그 처자도 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왕께서 이를 도모하십시요"
소왕이 연회를 열고 자신에게 말한 사람을 끌어내 나무라면서 말했다.
"선왕께서 거국적으로 똑똑한 사람을 예로 대우한 것은 토지를 탐내서 이를 자손들에게 물려주려는 것이 아니었소. 전해 받은 사람이 박덕한 경우를 만나서 천명을 감당할 수 없었고 나라 사람들도 순종하지 않았고. 제는 무도하여 고국의 혼란을 틈타서 선왕을 해쳤다. 과인이 왕위를 이으니 이러한 아픔이 뼈에 사무쳤으며 이러한 연고로 여러 신하들을 널리 모으고 밖으로 빈객을 초청하여 원수 갚기를 원하였고 그 성공시킨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와 더불어 연을 다스리고자 하오. 이제 악군은 친히 과인을 위하여 제를 깨뜨리고 그 종묘를 헐어버려 선왕의 원수를 갚았으니 제는 본디 악군의 소유이지 연이 얻을 것이 아니오. 악군께서 만약에 제를 소유하고 우리 연과 나란히 열국이 되어 즐거운 관계를 맺고 같이 좋아하며 제후들의 어려움을 막아준다면 연의 복이며 과인이 원하는 바이오. 네가 어찌하여 감히 그와 같은 말을 하는가?"
마침내 그를 참수하였다. 악의의 처에게 왕후의 복장을 내려주고 그의 아들에게는 공자의 복장을 내려주고 100대의 수레를 따르게 하여 악의에게 보내고 악의를 제왕으로 삼았다. 악의가 당황하고 두려워하여 이를 받지 아니하고 절하며 편지를 써서 그 의로움에 복종하고 제후들은 그의 신의에 두려워하여 감히 잔꾀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

악의에 맞서서 즉묵을 지킨 전단도 제법 재미있는 사람이지만 이 포스팅의 주인공은 아니니 넘어가지요.

그보다 나왔습니다. 현장을 보지도 않고 현장에 나가봤다는 듯이 잘난 척하는 자칭 전문가 전문용어로 좆문가(?)
사실 악의를 의심할만도 하지요. 68개의 성을 떨구는데 1년도 안 걸렸는데 2개 성을 남겨두고 3년을 끄니
'악의 저 사람 혹시?' 하는 생각을 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멍청이들이 그러하듯 언제나 결과만 보고 과정을
보지 않는 멍청이들이 많아서 똑똑한 사람이 피해를 보죠. 악의가 68개의 성을 깨뜨린건
연나라 군사만의 힘을 빌린게 아니라 최대 5국 - 위 진 한 조 초 , 최소 3국 -위 조 초 의 군사를 빌린 덕에 얻은
성과였다는걸 연나라 조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겁니다. '와 우리도 이길 때가 있네!' 이러기만 했죠.
이런 신하들의 뭣도 모르는 간언에 군주가 일선 지휘관을 믿지 못하면 그럴 때만큼 외로운 일선 지휘관은 없죠.
하지만 다행이 악의의 상관인 연 소왕은 속내야 어떻든 악의를 믿고 있었습니다. 아니 믿을 수 밖에 없죠.
당시 악의가 가진 연나라 군대면 반란도 가능하고 실제로 인용한 사료에서도 왕으로 만들어준다 했을 정도니.

간단히 요약하자면

누군가 
"악의가 제나라 놔두는건 자기가 왕노릇하려는 카더라가 돌아요"

연 소왕 
"(속이야 어쨌든) 야 악의가 우리 연 나라의 복수를 해줬는데 왕 정도야 해줘야지! 
그 정도도 못해주냐? 너 사형!"

누군가 '으앙 죽음'

대충 이런 분위기가 연 나라 조정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악의에게는 불행하게도 자기를 믿어준 소왕이 제 나라가 멸망하기 전에 죽고 아들인 혜왕이 즉위하죠. 그리고 불행하게도 혜왕은 악의를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 틈을 즉묵에 있던 전단이 파고 들어가죠. 그 결과요 ? 연 나라는 기겁이란 장수를 악의와 바꾸고 악의를 소환했으나 악의는 조 나라로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연 나라는 제 나라의 68개 성을 다시 뱉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연 혜왕은 조 나라에서 잘 살고 있는 악의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조왕은 악의를 관진에 책봉하고 그를 높이고 아껴서 연과 제에 경종을 주었다. 연의 혜왕은 마침내 사람을 시켜서 악의를 나무라고 또 사과하면서 말하였다.
"장군은 지나치게 남의 말을 들어서 과인과 틈이 생기게 되었고 드디어 연을 버리고 조에 귀부하였소. 장군이 스스로 헤아려 본다면 좋겟지만 또한 어떻게 선왕이 장군을 대해주었던 뜻에 보답하겠소?"
악의가 화답하는 편지를 썼다.
"옛날 오자서가 합려에게 말하여 듣자 오는 멀리 영(초나라의 도읍)에까지 넓혔으나, 부차는 옳게 여기지 아니하여 그를 죽여서 말가죽 자루에 넣어 장강에 띄어 보냈습니다. 오왕은 먼저 이를 논하여야 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으니, 그러므로 오자서를 빠뜨리고도 후회하지 않았고, 오자서는 일찍이 지금의 주군이 같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니, 이러한 까닭에 장강에 들어가서 귀신도 되지 못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무릇 자신은 죽음을 면하고 공로를 세워서 선왕의 업적을 밝히는 것이 저의 가장 좋은 계책이었습니다. 훼손되고 욕을 먹는 비방을 받고 선왕의 이름을 떨어뜨리는 것은 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헤아릴 수 없는 죄에 가까이 가서 행복을 이롭다고 여기는 의로운 입장에서 감히 나갈 수 없습니다. 신이 듣기로는 옛날의 군자는 교제가 끊어진다 하여도 나쁜 소리를 내지 않고, 충신은 나라를 떠난다고 하여도 그 이름을 깨끗이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은 비록 재주가 없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자주 군자에게서 가르침을 받을었습니다. 다만 군왕께서 이 점을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에 연왕은 다시 악의의 아들인 악한을 창국군으로 삼으니 악의가 왕래하여 연에 다시 통하게 하였는데, 조에서 죽으니 그의 호를 망제군 望諸君 이라 하였다.

연 혜왕 
"니가 남의 말을 너무 들어서 너랑 나 사이에 틈이 생겼는데 울 아부지 보기 부끄럽지도 않냐!" 

악의 
"옛부터 군자는 절교한 친구라 해도 나쁜 소리를 하지 않는다 했음. 나도 군자에게 배웠고 
의리를 아는 사람이라 연나라에 해가 되는 짓은 하지 않을거임. 임금님은 그 점을 생각하셈" 

연 혜왕의 행동을 보면 적반하장이란 말이 이 때부터 쓰이지 않았나 싶을만큼 몰염치합니다.
그에 비해 악의의 반응은 어쩌면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는 선에서 던질 수 있는 최고의 독설이 아닐까 싶군요.
악의 입장에서야 혜왕 상대로 하고싶은 말 다 해보라고 하면 할 말이 산을 넘고 바다를 채우지 않을까 싶지만
연에 남아있을 가족을 생각하고, 왕이란 상대의 입장과 일반 관리인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면
정말 적당한 수준에서 '선을 그어' 할 말은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처세 덕에 악의는 연 나라와 조 나라 두 나라에게 모두 인정을 받게 되고 사람들의 존경까지 받았으니


君子交絶 不出惡聲 
군자는 교제를 끊어도 친구의 악담을 하지 않는다.


악의가 인용한 이 말을 다시금 곰씹어 보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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