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상평
불교도 기독교도 카톨릭 신자도 아니지만, 종교를 믿는 이들을 보면서 든 의문은
'저들이 저렇게 외치는 신은 과연 무엇을 도와주는걸까' 였다.
이 엔도 슈샤쿠의 소설 '침묵' 은 시마바라의 난 이후 기독교 박해로 돌아선
17세기 일본으로 선교를 하기 위해 온 신부들과 그 주변인물들을 통해
종교를 믿는 자들이 박해받는 순간에 신은 어디에 있는가 를 묻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 기독교도를 가리기 위해 만들어낸 판별법 '성화를 밟는다' 는
후미에 를 앞에 두고서 신앙과 삶 사이에서 파견 신부 로드리고는
신에게 왜 이 상황에서도 '침묵' 하느냐 묻는다. 그리고 결국
신부는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배교했다고 여겨지지만
그 마음 속에는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내려와 십자가에
못 박힌 의미가 인간의 고통을 그 몸에 나누어 받기 위해서 - 대속죄 -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신앙은 그리스도의 정신에 있으며
맹목적인 교리나 상징, 제도의 순종 위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 소설은 끝난다.
'인상적인 구절'
"매력이 있는 것, 아름다운 것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것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 아니다. 색 바랜 누더기처럼 되어버린 인간과
인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리를 짊어진 것이다'
'침묵' 은 얼마 전 영화로 만들어졌고, 외국에서 개봉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극장에 상영이 된다면 한 번쯤은 볼 만하리라.
덧글
믿음과 실존 사이에서 흔들리고 고뇌하는 종교인의 모습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