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IT) (2017) 영화


스티븐 킹은 공포소설가로는 만점이지만 좋은 작가가 좋은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지는 않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킬러의 보디가드 와 소나기를 봐서 9월에는 이 정도만 볼까 했지만
2011년 그러니까 지금부터 6년 전에 소설원작을 재밌게 봐서 보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 영화를 본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이유라면 제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좋아해서죠.
그것(IT) 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소설이 좋다고 시나리오도 좋게 나오면 시나리오 작가들은
전부 밥벌이를 할 수 없어 굶어죽겠죠. 그래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가 반 걱정이 반 이었습니다. 기대를 한 이유라면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제작이 꼭
나쁘게 끝나지만 않았다는 점 - 샤이닝이나 1408 그린마일 쇼생크 탈출 - 이고
걱정을 한 이유라면 좋은 작품이 많았던 만큼 나쁜 작품 - 최근 개봉한 다크타워 - 도 많았죠.
게다가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기 힘든 이유가 있는데, 그건 시점이 계속 교차한다는 겁니다.
7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그것 을 물리치기까지 겪은 모험담과 27년이 흘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고향에 모여 그것 을 완전히 몰아내기까지 겪은 모험들이 뒤섞여서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 아니 영화 제작진 전반이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제대로 만들기 어려운 소설이거든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원작을 읽었는지
아니면 제작진 중에 스티븐 킹의 팬이 있었는지 이번에 개봉한 1막 은
작중 표현으로 '왕따들의 모임' 이 아이였던 시절만 떼어내서 제작했습니다.
덕분에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도 이 영화가 먹혀들 수 있었죠.
거기에 2019년에 개봉할 예정이라는 어른편은 소설 원작처럼
아이였던 시절과 어른이 된 시점 모두 섞어서 촬영한다니 기대가 됩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관해서라면 역시 광대 페니 와이즈 역의 빌 스카스카드 겠죠.
작중 무대가 되는 데리 시 하수도에 살며 사람들을 무차별 대량학살하고
왕따클럽의 아이들이 각자 가장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그것'의 공포를
오싹한 삐에로의 모습으로 잘 연기해줬습니다.
하지만 제가 점수를 더 주자면 왕따클럽 아이들 전반의 아역배우들이겠네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무명의 아역들인데, 페니 와이즈를 만났을 때의 공포에 질린 모습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이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의 열연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데리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합니다. 얼핏 살아보면
다른 미국의 중소도시와 별 다를 바 없는 시골마을이지만 사실은
미국의 다른 도시들보다 실종과 살인 및 폭력사건이 압도적으로 빈번히 벌어지죠.
그곳에 살던 소년 빌이 자신의 동생 조지를 광대 페니 와이즈에게 잃고
친구들과 함께 동생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면서 점차 데리 시에 살고 있는 
공포스러운 그것 의 실체를 알게 된다는게 영화의 플롯입니다.

소설 원작은 한국 기준으로 권수만 3권에 페이지 수도 300을 넘는 대작입니다.
거기에 묘사도 많고 선악에 관계없이 캐릭터에 붙어있는 뒷설정이나
이야깃거리가 많습니다. 그것들 전부를 영화로 만들기는 사실 불가능하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영화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이야기를 쳐내야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시점이나 사건들만 모아서 이야기를 구성하고
캐릭터들의 설정을 조금씩 바꿨지요. 그러다보니 왕따클럽 전원의 이야기를
다루던 원작보다 자극성있는 에피소드를 가진 몇 명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니
어느 정도 단일한 흐름을 가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이
단순한 조연에 머무르지 않았구요. 각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덕분에 영화 자체에 대한 집중도는 높아졌고 버리는 배역이 없어졌으니
이 시점에서 시나리오 담당작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야겠죠.

그리고 놀라운 점이라면 이 영화에서 공포의 타이밍입니다.
아이들만의 모험담으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등장한
광대 페니 와이즈의 기괴한 모습과 광대가 연출한 소름끼치는 모습은
이 영화가 단순한 도시탐험영화가 아니라 공포영화라는 점을 관객에게 주입하죠.

결론을 내자면 공포영화로는 상당히 볼만합니다.
아마 어른편이 나와봐야 전체적인 완성도를 평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만의 시점을 다룬 1막 자체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죠.
오히려 이대로 나둬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아직 '1막' 입니다. 하나 더 남았으니 그 영화를 볼 때까지 기다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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