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좋아하고 똑똑하고 당돌한 소녀 고야나기 나노카는 학교에서 친구가 없지만 학교 밖에는 친구가 많다.
꼬리가 잘렸지만 도도하고 까칠한 고양이 '그녀' 예쁘고 상냥한 오셀로 게임 친구인 언니 아바즈레씨
찾아가면 항상 맛난 과자를 구어주고 책 이야기를 해주는 할머니. 버려진 집 옥상에서 만난 미나미 언니.
학교 수업 연구 주제인 '행복이란 무엇인가' 를 두고 생각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나노카.
어느날 나노카의 짝꿍인 키류가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그림 실력을 숨기던 키류.
나노카는 키류를 도와주려하고 자신이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 키류를 도와줄 방법을 의논한다.
과연 나노카는 키류를 도와줄 수 있을까 ? 행복이란 무엇인가 란 주제에 답할 수 있을까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를 쓴 스미노 요루의 소설입니다.
췌장을 먹고 싶어 ~ 를 본 적이 없어서 이 사람이 어떤 소설을 쓰는가 는
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가 처음이군요. 페이지를 넘겨서 끝까지 다 본 뒤에 받은 인상은
'담백하다' 입니다. 적당한 이야기 적당한 소재 적당한 흐름. 자극적인 소재보다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를 가져다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이네요.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 고 믿던 어린아이가 주변의 만남에서 자신의 오류를 깨닫고
반성해서 새롭게 거듭난다는 플롯은 성장물에서 항상 쓰이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잘 팔린다는 뜻이죠.
하지만 잘 팔린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보는 독자도 많고 예측하기 쉽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왕도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변칙도 저질러야하는 고된 작업을 하지요.
이 소설도 얼핏 보면 식상할 정도로 담백하지만 동시에 변주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숙한 어린아이인 자신에게 충고를 하는 어른들이 사실 자신의 다른 모습이라면 ?
부모와 제대로 화해하지 못하고 이별해버린 자신이라면 ?
자기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대로 틀어박힌 자신이라면?
나름대로 행복한 인생을 보냈지만, 마음에 걸렸던 친구와 제대로 마주하지 않은 자신이라면?
다른 선택지를 골랐던 자신들에게서 지금의 자기가 저지르는 실수들을 지적받고
수정해 새로운 길. 정확히는 다른 길을 갔던 자신들 모두와 함께 가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게 정말 행복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행복이란 자기가 살아가는 모든 것이니까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는 2018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흥행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스미노 요루의 다른 소설도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면
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면 좋겠군요.
작중 나노카가 계속 흥얼거리는 노래는 '365 걸음의 행진곡' 이라네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에서 마리가 첫 출격장면에서 흥얼거렸습니다.
그 때는 무슨 노래인지 몰랐는데 이 책을 보면서 다시 떠올리다니
이래서야 덕질그만두긴 글렀어..
태그 : 도서, 또다시같은꿈을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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