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여우 (2001) 애니




가끔 콘 사토시가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한참 군대에 있던 시기, 개봉했던 콘 사토시의 극장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입니다.
한자를 보면, 아시겠지만 배우의 우(優) 를 써서 천년을 산 여배우의 이야기죠.

그런데, 저만의 감수성인지 모르겠지만, 다 보고 나면 여배우가 아니라
정말, 천년을 산 여우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흔히들, 여우같은 여배우라고 하니 감독도 그걸 노린걸까요.

붉은 돼지를 보고,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은 지브리고, 지브리가 극장 애니메이션이다 는
충실한 조사없는 맹신과 미야자키 하야오 천재설을 근거없이 믿으며 지브리 팬으로 살았던 제게
콘 사토시의 천년여우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지브리와 다른 방식으로 그려내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자에 매몰되지 않은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한 천재.

콘 사토시라는 이름을 제 뇌에 깔끔하게 박아넣는 명작이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던 명배우, 후지와라 치요코를 찾아 그녀의 배우인생을 들어가는 도입부로 시작해,
치요코가 여배우로 살아갈 동기인 첫사랑인 남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로 진행하는 듯하더니
결국, 치요코의 인생은 그녀 자신의 자기애로 인해 빛날 수 있었다는 결말 이라는 깊이있는 각본.

배우의 출연작을 통해, 그녀의 인생을 추적해가면서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현실 등장인물들의 난입.
과거의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현실로 돌아오고, 다시 현실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대 배치.

요절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아까운 사람이 갔구나 하고 생각하게 든 콘 사토시 감독의 작품
천년여우 였습니다.

덧글

  • 포스21 2020/07/08 12:02 # 답글

    이것도 한번 봐야 하는데...
  • 괴인 怪人 2020/07/08 22:40 #

    수작입니다. 제가 왠만해서는 추천을 안 하는데,
    이 작품은 추천할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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